
# CHI 2025
역대 최대 규모의 참석자와 함께한 ACM CHI 2025에서 AI 시대 상호작용의 미래를 엿보다
2025년 5월 11일
안녕하세요, 컴패노이드 랩스 윤형근 파트너입니다.

저는 이번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HCI (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의 최대 규모의 국제 컨퍼런스인 CHI 2025에 참석했습니다. 저희 컴패노이드 랩스에서는 CHI 2025에서 열린 Meta-Research in HCI 워크샵에서 페이퍼를 발표하게 되어 제가 대표로 참석하였고, 워크샵 이후에 열리는 CHI 2025의 메인 컨퍼런스에서도 다양한 연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CHI 2025는 일본에서 열린 만큼 전체 참석자의 47%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참석하였고, 참석자도 5675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를 달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컨퍼런스 등록이 사전에 마감되는 일이 발생하였고, 그만큼 AI시대의 HCI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이 분야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에서 열려서 그런지 한국에서도 굉장히 많은 참석자가 오셨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고, 한국 기관과 기업의 연구자 분들께서도 페이퍼를 통해 컨퍼런스에 기여를 많이 하셨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큰 규모의 HCI 커뮤니티를 구축한 대표적인 교육 및 연구기관인 KAIST에서는 정규 논문만 46개를 발표했으며,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중앙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의 종합대학, POSTECH, GIST, UNIST, DGIST 등의 과학기술원 및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서도 CHI 2025에 정규 논문, Late-Breaking Work, Interactivity, 워크샵 등으로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기업의 경우에는 기관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기여가 있지는 않았지만, 네이버에서 총 8편의 정규 논문을 발표하고, 삼성에서도 정규 논문과 Late-Breaking Work를 발표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저희도 워크샵에서 Position Paper를 발표하면서 일부 기여를 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이처럼 한국에서도 HCI 분야에 대한 중요성과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Spotlight에서는 제가 참여한 워크샵인 Meta-Research in HCI 워크샵에 대한 이야기와 제가 CHI에서 보았던 연구를 위주로 AI 시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First Workshop on Meta-Research in HCI: HCI 연구를 연구하다.

제가 컴패노이드 랩스를 대표하여 참여하고, 발표했던 워크샵은 “Meta-HCI: First Workshop on Meta-Research in HCI”라는 워크샵입니다(이하 Meta-HCI 워크샵). CHI에서 꽤 많은 워크샵이 매년 주기적으로 진행되는데, Meta-HCI 워크샵은 CHI 2025에서 처음으로 열린 워크샵입니다. 해당 워크샵은 이름 그대로 HCI 분야에 대한 메타 연구를 진행하는 워크샵으로, 쉽게 말하자면 HCI 연구에 대한 연구를 의미합니다. 즉, HCI 연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 연구 관행에 대해 연구하고, 이에 대해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연구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워크샵의 개최 목적 중 하나는 HCI 연구에 대한 메타 연구는 아직 CHI를 비롯해 HCI 컨퍼런스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고, 특히 LLM을 비롯한 여러 생성형 AI가 연구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연구 프로세스나 연구 관행에 대해 성찰하고, 논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점에서 굉장히 목적에 공감이 되었고, 특히 컴패노이드 랩스는 HCI와 UX 리서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관심이 있기에 해당 워크샵에 논 문을 내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샵은 약 30명의 연구자가 참여했으며, 먼저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과 키노트로 시작되었습니다. 워크샵답게 일반적인 세션보다 소프트한 분위기에서 2명씩 짝을 지어서 서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모두에게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ITU-Copenhagen의 Elisa Mekler 교수님께서 “Questionable Meta-Research Practices in HCI”라는 주제의 키노트가 있었습니다. 키노트에서는 메타 연구에 대해서도 수많은 연구 관행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 복제가능성과 투명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 2) 연구 관행을 무조건 문제로 바라봄, 3) 다른 분야의 연구 관행을 그대로 이식, 4) HCI 메타 연구에 대한 2차적 영향 무시, 5) 메타 연구의 어조와 표현 방식, 6) 메타 연구가 해결책이라는 사고 방식, 7) 논문과 연구관행이 다를 수 있다는 점 간과 등 7가지의 지점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메타 연구도 돌아볼 필요가 있고, 어쩌면 메타 연구에 대해서도 메타 연구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메타 연구에 집중하다보면, 기존의 연구 관행에 대해서 무조건 비판적으로 바라보거나, 이를 무시하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점에 대해서 주의를 주고, 향후 논의에서도 메타 연구를 통해 더 나은 연구와 개선책을 찾는 방향에 집중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준 키노트였습니다.

키노트 후에는 참가자들의 논문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총 11개의 논문 발표가 진행되었고, 저와 컴패노이드 랩스에서 기여한 논문의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HCI 연구에 대한 기여 방법, 엄밀성에 대한 연구, 기술적 하이프에 따른 HCI 연구의 트렌드 의존, HCI 연구에서 사람들의 사회적 참여 등 다양한 메타 연구 측면의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저희는 “UX Remix: Improving Measurement Item Design Process Using Large Language Models and Prior Literature”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1]. UX Remix는 현재 저희가 개발 및 출시를 준비 중인 Likert 프로덕트의 초기 버전으로, LLM과 기존 연구의 설문조사 문항을 기반으로 HCI 및 UX 연구자가 자신이 원하는 사용자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설문조사 문항을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이 평가를 위한 가설 설정부터 이에 따른 설문 문항 생성까지 어떤 프로세스로 이를 지원하는지에 관한 발표를 진행했고, 설문 문항 제작과 같이 현재 HCI 연구에서 많이 간과되는 리서치 프로세스를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서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특히, 이 시스템을 통해서 기존 연구의 설문 문항을 재사용하거나, 엄밀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공유했습니다. 발표 후에 많은 워크샵 참가자 분이 이 점에 대해 공감해주시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측면에서의 아이디어도 공유해주셔서 HCI 연구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서 UX Remix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11개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워크샵 참가자가 다같이 점심을 먹고, 오후에 그룹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그룹 토의는 총 5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저는 그 중 “Research Software, Tools, Artifacts, and Open Source” 주제에 참여하여 토의를 진행했습니다. 토의에서는 Research Software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하여, Research Software나 Tool이 연구를 통해 개발되어도 재사용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문제 의식을 주로 공유하였고, 이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HCI 분야에 대한 기여가 주로 새로운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기존의 잘 사용되는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를 유지하고 개선하는데에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재사용할 수 있는 레포지토리 형태의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 CHI에서 Infrastructure나 Maintenance Track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이에 대한 기여를 인정해주는 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HCI 분야에서 소프트웨어나 시스템을 통해 기여를 하는 경우 보통은 새로운 기여에 집중한 나머지 기존의 소프트웨어로부터 Vertical Growth를 하지 못하고, Horizontal Growth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HCI에서도 Vertical Growth를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워크샵은 그룹 토의 내용 공유와 단체 사진 촬영을 끝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었고, 새로운 지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연구자를 알아가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룹 토의를 하면서 주제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도 공유하고, 다들 연구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지속적으로 컨택을 하기로 이야기도 해서,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동료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회사에 대한 관심도 많았는데, 그 중 이름이 Companoid Lab”s”니까 전세계 곳곳에 지사를 세우라는 이야기가 참 재밌으면서도, 응원이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Presentation: AI를 위해, AI를 통해, AI와 함께하는 상호작용의 시대
워크샵이 컨퍼런스 본 세션 이전 주말에 진행된 후, 월요일부터 오프닝과 오프닝 키노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컨퍼런스가 시작했습니다. 컨퍼런스에는 특정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 모여서 디스커션을 하는 SIG (Special Interest Group) 세션,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물을 발표하는 경진대회 형태의 Student Research Competition과 Student Design Competition 세션, HCI 커뮤니티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를 토대로 패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청중이 참여하는 Panel 세션, Case Studies 세션, Course 세션 등 다양한 세션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세션은 실제 풀 페이퍼가 발표되는 Papers 세션과 현재 진행중인 작업이나 간단한 결과에 대해 간단한 페이퍼와 포스터로 발표하는 Late-breaking Work 기반의 Posters 세션, 그리고 실제 사용가능한 데모를 체험할 수 있는 Interactivity 세션입니다.
총 5,500명 이상의 참가자가 참여한 만큼 총 1,249개의 페이퍼가 발표되었고, 619개의 Late-breaking Work 포스터도 발표되었습니다. 세션도 총 184개의 페이퍼 세션으로 굉장히 많았습니다. 저도 몸이 1개라 모든 세션을 들을 수 없었지만, 굉장히 다양한 페이퍼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제도 Extended Reality (XR) 기반의 연구, Interaction Technique에 관한 연구, 소셜미디어 측면 의 연구, HCI 연구 방법에 관한 연구 등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AI와 LLM에 기반한 시스템 및 이를 활용한 접근에 대한 연구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ChatGPT 등장 이후에 굉장히 많은 LLM 기반의 HCI 연구가 등장했는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며, LLM 뿐만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모달과 이에 기반한 인터랙션을 지원하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AI 기반의 시스템과 인터페이스, 인터랙션과 에이전트 연구, 의사결정과 동기부여 측면의 연구, AI를 활용한 프로그래밍과 교육을 위한 시스템 연구 등을 주로 살펴보았습니다. 굉장한 다양한 페이퍼가 있었는데, 단순히 AI를 내재하는 것을 넘어서 AI를 위한, AI를 통한, AI와 함께하는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많았습니다. 몇가지 특징적인 점을 위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1) AI를 위해: AI와의 인터랙션 방법을 고민하다.
첫 번째는 AI와의 인터랙션 방법에 대한 연구가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LLM이나 AI 서비스와는 자연어를 기반으로 한 인터페이스와 인터랙션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자연어 기반의 상호작용을 좀 더 직관적이면서, 특정 컨텍스트에 맞게 풀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먼저 포스터에서 볼 수 있었던 Doctoral Consortium 연구 중 AI에게 의도를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인상 깊었습니다. AI에게 의도를 전달할 때 자연어로 완벽하게 전달하기에는 일반 사용자에게 어려움이 존재하는데, 이를 다양한 객체를 통해서 더 쉽게 구체화하고 다양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의도에 맞게 AI가 잘 작동했는지를 사용자가 스스로 기준에 맞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하여 소개한 연구의 모음이었습니다 [2]. 이를 통해서 단순히 AI와의 자연어 인터랙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인터랙션 방법과 자연어 기반 상호작용이 어려운 의도를 전달하고, 에이전트의 시대에는 사용자의 행동에서 암묵적인 의도를 추론하는 것이 앞으로 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포스터 발표에서 AI 사용에서의 사용자의 의도 파악과 관련한 비슷한 지점을 지적했습니다. 현재의 LLM 기반의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의 모호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반영하는데 한계가 존재하는데, 특히 웹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는 계속 목표와 탐색 범위가 바뀌기 때문에 이를 더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3]. 해당 시스템은 Belief-Desire-Intention (BDI)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GPT의 의도 분석 능력을 활용하여 사용자가 탐색 목표와 현재 탐색 과정을 기반으로 의도의 변화를 트리 형태로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하였고, 실제로 사용자는 의도를 명확화하고 탐색 효율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LLM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도입하여 이를 Human-LLM Interaction 측면에서 분석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4]. 해당 연구에서는 Gricean Maxims에 기반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원칙이 LLM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참여형 디자인 워크샵을 통해 알아보았고, 이를 통해서 인간과 LLM의 상호작용에서는 정보량, 진실성, 관련성, 명료성 측면에서의 디자인 고려사항을 도출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모두 현재의 LLM과 LLM 기반의 인터랙션이 갖고 있는 어려움과 한계를 인간의 인터랙션 관점에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주어, 앞으로도 인간 측면의 인터랙션을 도입하는 연구를 통해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페이퍼 발표에서도 AI와의 인터랙션 방법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그 중 흥미로웠던 연구는 Virtual Reality (VR) 환경에서 3D 오브젝트를 AI를 통해 생성할 때 AI가 사람 형태의 아바타로 표현될 경우 이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본 연구였습니다 [5]. 일반적으로 VR 환경에서 3D 오브젝트가 한번에 생성되는데, 이 연구에서는 점진적으로 생성하기, 아바타와 함께 생성하기 등에 대해 탐구하였습니다. 그 중 아바타와 함께 생성하는 경우에 AI를 도구보다 파트너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으며, AI에 대한 기여도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통해서 현재 환경이나 AI가 사용되는 맥락에 맞게 AI와의 상호작용을 설계하는 것이 사용자 경험, 사용자의 AI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VR 환경 뿐만 아니라 AI가 내재될 수 있는 다른 환경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