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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소셜 로봇과 사용자 경험

상호작용형 로봇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공상 과학(SF) 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 중의 하나가 바로 로봇이다.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로봇은 모든 측면에서 인간이 기대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로봇의 외모를 인간과 유사하거나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로봇은 인간의 외양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개발되고 있다.


동시에 우리는 로봇이 인간보다 우월할 수 있거나 인간이 하기 싫어하는 종류의 일들을 하기를 원하기도 한다. 그것이 로봇을 개발하는 이유 혹은 목적이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사용되는 로봇이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요식업계에서의 태스크형 로봇(Task-oriented Robot)이 속속 개발되며 현실화 되고 있다. 커피를 만드는 로봇팔이라던가, 강아지를 닮아 기동성을 발휘하는 강아지 로봇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예로 든 바와 같이, 로봇의 외양이나 할 수 있는 일들이 인간과 유사하거나 더 뛰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로봇을 사용하게 될 사용자가 기대하는 점들이다. 그러나 이를 기술적인 차원에서 구현하고 충분히 만족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로봇이 과학기술의 총아로써 가장 어렵고 지난한 연구 개발의 시기를 겪는 주요 이유라면 바로 이러한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해야만 하는 숙제 때문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것보다 어찌보면 훨씬 어려운 문제중 하나가 바로 사용자와의 교감이다. 인간과 유사한 외모, 능력적인 우월함, 하기 싫어하는 종류의 일을 하는 것 만큼이나 많은 영역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문제 해결에 사람이 꼭 필요하지만 부족한 지점에서 로봇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텐데, 이는 기술이나 기능적인 문제를 넘어선 상호작용 기술이 필연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로봇 테크놀러지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까?


인간이 아닌 대상과의 적극적 교감이 가능한 오브젝트


로봇의 대다수는 외양에 따라 기능이 결정되고, 상호작용 방식이 결정되는 특성이 있다. 여러 스타트업 혹은 기업들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로봇팔의 경우 인간의 팔이 갖는 물리적 구성(예를 들면, 팔꿈치와 같은 연결축이 존재하는 등)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기능(예를 들면, 굽히거나 펴는 행위 등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거나, 손이 있어 집을 수 있는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협동 로봇 개념을 도입한 로봇팔의 경우 인간과 일을 나누어 하는 과정에서 아주 간단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곤 한다(예를 들면, 인간이 커피를 그릇에 넣고 이 그릇을 로봇에게 전달하려고 하면 로봇팔이 이를 인식하고 건네받아서 그 다음 태스크를 수행하는 등).


그러나 대부분의 로봇이 그러하듯, 인간이나 동물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가지는 외양이 가장 일반적이고 보편화 되어 있다. 소위 감각기관이라 할 수 있는 눈, 코, 입, 귀 등이 디자인 되어 있는 얼굴의 외양과 팔, 몸통, 다리 등으로 디자인 된 신체적 외양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지된 기능(cognitive function)을 결정짓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로봇이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대상으로 지각(perception)하고, 이를 활용해 상호작용하기를 기대한다. 스마트폰과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쓰이는 로봇팔이나 공장의 물류를 담당하는 이동형 로봇과 같은 태스크형 로봇은 사용자와의 교감보다는 정확히 계산된 업무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시되는 반면, 가정이나 안내 등을 담당하는 로봇(필자는 이를 상호작용형 로봇, 혹은 소셜 로봇으로 부른다)은 교감을 하는 방식과 관련한 기술이 중요하다.


이를 인터랙션 테크놀러지라고 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로봇이나 위치 안내를 돕는 키오스크형 로봇 등이 이러한 기술을 적용해 교감하는 UX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소셜 로봇들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인간이 아닌 대상과의 적극적인 교감이 가능한 첫 번째 대상이 바로 소셜 로봇이다.


명령이 아닌 대화의 상호작용에 대한 고민이 중요한 이유


이에 관해 사례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MIT Media Lab의 신시아 브리질 교수가 만든 지보(JIBO)다. 2012년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보는 사실 소셜 로봇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다양한 정보를 접해보았을텐데, HRI (Human-Robot Interaction) 분야에서 지보가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점으로 필자는 '교감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각인 시켜주었다는걸 꼽는다.


인간은 플랫 디스플레이 상에서 표현되는 인터페이스와 인터랙션하는 주요 기술 중 하나로 터치를 선택했고, 이것은 스마트폰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인터랙션 방식이 됐다. 가르치지 않아도 약간의 적응을 통해 어린 아이들 조차 유튜브에서 좋아요 버튼을 한번 터치하면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플레이어의 재생바 인터페이스를 터치한 채 좌우 스크롤을 통해 영상을 스킵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만큼 다른 인간과 눈, 코, 입, 귀를 활용한 인터랙션이 아닌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인터페이스와의 터치 인터랙션에 쉽게 적응할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이 되었다.


소셜 로봇 역시 이러한 고민과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소셜 로봇을 단순 컴퓨팅 디바이스가 아닌 상호작용의 대상으로서 현장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결국 스마트폰의 터치와 같은 유연하고 적응하기 쉬운 인터랙션 설계에 관한 고민이 필요해진다. 마침 앞서 언급하였듯, 태스크형 로봇이 아닌 상호작용형 로봇은 인터페이스의 형태가 비교적 결정돼 있다. 인간이나 살아있는 생명체와 유사한 인터페이스의 형태를 추구하다보니 대부분 눈, 코, 입, 귀와 같은 외양이 디자인 되어 있고, 사용자는 인간과 유사한 인터랙션을 로봇과 하기를 원한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단순 명령 수준에 머무르는 상호작용이 대부분이다. 기술적으로는 현존하는 수준에서도 UX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용자로 하여금 인간과 유사한 인터랙션이 가능하다고 경험하게끔 만들 수 있지만, 대부분의 대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은 이를 기술적으로만 풀려고 접근하는 모양새다. 지보의 경우도 인터랙션에 관한 설계를 모방해오고 참고해오기 좋은 레퍼런스임에도 기업들은 되려 외양만 가져와 모 대기업의 경우 “지보의 외양만 베낀 로봇"이라는 비아냥마저 듣기도 했다.


사용자는 외양을 통해 인터랙션의 예측(expectation of interaction)을 하게 된다. 컴퓨터에게 명령하는 기존 스타일과 같은 형태로의 인터랙션이 아닌 대화가 가능한 대상체로써의 인터랙션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상호작용형 로봇이 필요한 이유


필자는 기본적으로 기술이 인간이 처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소셜 로봇과 같은 상호작용형 로봇이 SF 영화에 나오는 수준으로 외양의 인간다움(Human-like)이 있더라도 상호작용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호작용형 로봇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공존(co-exist)을 추구하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 로봇은 최근 앞서 언급한 돌봄 로봇이나 안내 로봇, 키오스크 로봇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로봇들로 단순히 기술적인 차원에서 고민해서는 상호작용의 장점을 부각하기 어렵다. 터치 방식의 태블릿을 탑재한다거나, 음성 인터페이스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만든다거나 식의 접근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소프트 뱅크는 자사의 대표적인 소셜 로봇인 페퍼(Pepper)의 생산 중단을 선언하며 소셜 로봇 사업에 대해 잠정적으로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페퍼 역시 외양의 인간다움을 강조했지만 인터랙션 방식은 터치 인터페이스와 음성 인터페이스가 단순히 탑재된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 결과 사용자들이 페퍼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가 극히 제한적이었던 점도 사실이다.


필자 역시 페퍼가 적용된 여러 환경에서 페퍼의 UX에 대해 연구했지만 놀라우리만큼 상호작용에 관한 UX 설계가 정교하지 못했고, 그저 로봇 외양을 갖춘 컴퓨터를 명령으로 사용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음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리서치 결과로 지적하기도 했다.


상호작용형 로봇은 기본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공존하며 상호작용하기를 바라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건강에 도움을 주거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헬스케어 어시스턴트로서의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고, 사람이 부족한 환경에서 일손을 도우며 인간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시기에 인터랙션이 제약된 환경에서 상호작용형 로봇은 인간의 삶에 부족한 상호작용 경험을 높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상호작용형 로봇 하나쯤은 함께 하는 시대에 살게 된다. 스마트폰에서 쓰던 챗봇 에이전트가 그대로 물리적인 상호작용형 로봇과 연동하여 길거리를 다닐 때에는 같이 다닐 수도 있다. 삶에 있어 부족한 인터랙션을 채울 수 있는 UX의 설계에 상호작용형 로봇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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