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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핀테크와 사용자 경험

금융 경험의 역사가 새로운 UX와 함께 바뀔까?
미래의 핀테크는 '즉시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
디지털 환경에서의 금융 UX는 '즉시성의 승자'가 혁신을 이뤄
핀테크 분야의 성장은 금융 상품이 아닌 핵심적인 UX가 주도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등 모바일 기반의 페이먼트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핀테크 기반 서비스는 이미 일상 생활화 돼 있다. 신용카드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스마트폰에 기반한 페이먼트가 빠르게 일상화 되는 것을 보면서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이하 UX)의 힘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경험이 생각보다 카드 사용자들에게 불편한 경험이었다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통해서 비로소 알 수 있게 됐다.


결제 행위에 변화를 가져온 모바일 페이먼트의 핵심적인 UX는 사용 맥락의 즉시성에 있다. 경험의 연속성이 강한 스마트폰 UX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카드 결제 경험은 각각의 UX로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으나 연결성이 없는 두 가지의 완전 다른 UX가 서로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경험이 자연스럽지 않다. 현금보다 신용카드가 결제 행위에 있어 즉시성 있는 UX를 제공하며 결제 생태계를 바꾸었지만, 이제는 일상 생활에서 상당 시간을 지배하는 스마트폰 UX로 그 주도권이 바뀌었다. 모바일 페이먼트는 신용카드에 비해 스마트폰 UX의 연장선에서 즉시성을 제공한다. 이 변화에서 우리는 "경험은 관성이 누적된 결과물"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스마트폰을 끊임 없이 만지는 UX의 누적은 결제를 위해 지갑의 신용카드를 빼는 행위가 이 경험의 맥락을 끊어버린다는 게 된다. 결제 경험은 찰나의 순간이면 끝나는 것으로 현금 시대를 신용카드의 시대로 바꿔주는 것이었지만, 스마트폰 UX에서 신용카드를 꺼내는 행위는 그 순간조차 UX를 해치는 것으로 작동된다. 이제 사용자에게 결제 경험의 누적은 스마트폰 UX 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결국 핀테크 분야의 UX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는 앞선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현금에서 신용카드로의 변화가 즉시성이라는 UX 철학을 중심으로 일어났듯이, 신용카드에서 모바일 페이로의 변화는 같은 즉시성의 맥락에서 UX의 혁신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미래의 핀테크 그리고 금융 경험은 즉시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사용될 것이다.


그렇다면 핀테크와 금융 경험의 혁신에 중요한 UX의 즉시성은 향후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이루어져야 할까? 이번 칼럼에서는 핀테크 분야에서의 UX 혁신에 필요한 것을 살펴본다.


금융 경험의 주도권이 사용자에게로


우리가 하는 금융 경험의 대부분은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핵심적인 기능으로는 자산을 저장하거나, 자산을 통한 결제, 자산을 기반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있다. 이 중심에는 바로 돈이 있다. 돈은 본래 물물교환을 기반으로 하던 물리적 교환 경험을 가치적 교환 경험으로 바꾸는 사회적 약속과 합의 속에 태어났고, 이 돈을 편하게 관리하기 위해 저장의 개념을 도입하며 은행이 탄생했다.


필자가 이러한 역사적 이야기를 하는 배경에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금융 혁신의 중심에 왜 UX가 있는지를 이야기 하기 위해서다. 본래 개개인의 물리적 교환은 주도권이 각자에게 있었지만, 가치적 교환은 가치를 인증해주는 기관이 필요해졌다. 1차적으로는 국가 등 나라별 국가 기관 등이 되겠지만, 실질적으로 사용자 측면에서 이 가치적 교환 경험을 하게끔 만드는 기관은 바로 은행, 카드사, 증권사와 같은 소위 금융 회사들이다.


근대 금융 경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 시스템은 철저히 공급자 중심으로 디자인 돼 있다. 사용자는 금융 기관에 제시하는 서비스가 불편하든 불합리하든 이에 상관 없이 경험해야만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금융 기관들은 UX 측면에서 깊은 고민을 할 이유가 없었다. 좋은 이율, 싼 이자, 조금 더 나은 이득을 줄 수 있는 상품이 금융 산업에서 고객을 끌어당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지금도 이는 꽤 유효하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에서 금융 경험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무엇보다 디지털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인터넷 은행이 등장하면서 금융 경험을 UX 중심으로 풀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말 그대로 사용자가 서비스로서의 금융 경험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비교할 수 있는 주도권이 생긴 것이다.


토스, 상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UX를 잘 설계한 예


사용자에게 주도권이 있으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해진다. 개인 선택에 의해 서비스 경험의 흐름이 결정되기 때문에, 금융 특유의 폐쇄적인 서비스 UX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상품 중심의 구조에서 서비스 중심의 구조로의 전환은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금융 상품을 비교하거나 고르던 행위에서 벗어나, 금융사의 디지털 서비스 환경에서 상품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행위 주체자가 제공하는 서비스들과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경험하는 행위로 바뀌게 된다.


실제 소위 핀테크 분야의 눈에 띄는 성장은 금융 상품이 아닌 핵심적인 UX가 주도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송금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용자의 선택을 받아온 토스는 금융을 상품 중심이 아닌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한 대표적인 UX를 잘 설계한 예라 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나 핀다와 같은 서비스들 역시 기존에 코어 기능에서 보다 다채로운 UX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사용자에게 주도권을 제공하는 UX를 설계하기 위해 금융이라는 성격을 고려한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바로 '신뢰 경험 쌓기'다.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기술이 신뢰의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공인인증서와 같은 이상한(?) 인증서 기술이 바로 이 '신뢰 경험 쌓기'의 역할을 한다. 최악의 UX를 제공할 수 밖에 없게끔 돼 있다는 점과는 별개로, 금융에 있어 웹이나 모바일 기반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신뢰를 그냥 기술로 풀어내려다 보니 생겼다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신뢰는 둘 이상의 사람 간에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믿음이다. 만약 이것을 사용자-서비스 간의 관계로 생각해보면 금융 서비스에서 그간 이 관계는 일방적인 불편함을 강요한 것이다. 기술은 '신뢰 경험 쌓기'를 강요함으로써 사용자로부터 반감을 살 수 밖에 없게 됐다. 그 기술이 바로 공인인증서였다는 사실은 우리가 금융 서비스에서 얼마나 공급자 중심적인 접근으로 UX를 전달받았는지를 깨닫게 된다. 반면 이 '신뢰 경험 쌓기'를 제공하는 UX를 설계하면 비로소 사용자 중심적인 접근으로 새로운 금융 UX를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사용자가 얻고자 하는 금융 UX의 미래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개인에 대한 위험성이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문제를 미리 사용자에게 알리고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신뢰 경험 쌓기'가 설계된 UX를 제공하면 어떻게 될까? 결론적으로 금융 경험의 주도권은 충분히 사용자에게 이관하되 사용자로 하여금 해당 경험에 대한 금융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금융 정보에 대해 주도권을 가지면서도 금융 산업이 갖는 보안의 필요성에 대한 보다 설득적인 경험을 하게 되므로, 차세대 핀테크 기술에 대한 수용이 보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신뢰 경험 쌓기'가 설계된 UX는 어떤 형태일까? 앞서 언급한 설득적인 경험은 즉시성에 절차를 더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송금을 빠르고 쉽게(여기에 기존 금융 산업이 못한 무료 송금까지) 할 수 있는 UX를 설계한 토스나, 가입 후 계좌 개설까지 수 분 안에 이뤄지는 UX를 설계한 카카오 뱅크, 세계적인 스마트폰 플랫폼의 장점을 살려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UX를 설계한 삼성페이는 모두 이 즉시성에 '신뢰 경험 쌓기'를 더함으로서 사용자들의 범용 금융 서비스로 선택을 받았다.


본래 금융의 즉시성은 사용자가 어디서든 온디맨드(on-demend)로 접근 가능하도록 제공되는 UX이기 때문에 금융 분야의 특성을 생각하면 우려스러운 지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공인 인증서와 같은 기술에 기댄 최악의 UX를 제공하게 된 것도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려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부분에 있다. 그러나 필자가 언급했듯이, 디지털 환경에서의 금융 UX는 즉시성의 승자가 곧 혁신을 이뤄왔다. 여기에 적합한 설득적인 경험을 UX로 풀어내면서 즉시성을 유지하면 사용자는 금융을 더이상 상품 기반의 신뢰재가 아닌 생활 편의를 돕는 소비재와 같은 신뢰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다. 그 역사가 곧 미래의 금융 UX의 방향성을 가리키고 있다. '신뢰 경험 쌓기'를 위한 UX에 대한 핀테크 기업, 혹은 금융사들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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