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인공지능(AI)과 계산학적 창의성(Computational Creativity)에 대한 편견
최근 창의성을 요구하는 음악이나 디자인, 패션, 예술과 같은 영역에서 새로운 연구 분야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하위 개념이면서,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창의성을 함께 연구하는 분야인 계산학적 창의성(Computational Creativity)이라는 개념입니다.
AI를 활용한 명령어 기반 예술 창작 프로그램들이 시장에 나오며 계산학적 창의성은 근 몇 년간 매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014년 Goodfellow라는 프로그래머와 그의 동료들이 개발한 생성적 대립 신경망(GAN, General Adversarial Network)기술을 시작으로, 생성적 대립 신경망(GAN)을 활용한 회사 Midjourney의 Midjourney, 디퓨전 방식(Diffusion)을 활용한 Stability AI의 Stable Diffusion, Open-AI의 DALL-E와 같은 서비스들은 이미 우리 곁에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우리의 삶에서 이미 창의성의 조력자로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사람들이 인공 창의성의 역할에 기대하는 바도 큽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공지능이나 기계, 컴퓨터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전의 많은 연구에서 이러한 기계나 인공물에 대한 편견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편견을 실제로 검증한 경우는 희소하다는 점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편견을 확인하고자 실험을 진행합니다.
인간의 작품일까, AI의 작품일까?
본 연구에서는 피실험자 565명을 대상으로 8개 그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우선, 응답자들이 그림들을 통해 원작자를 특정하고 알아채는 것을 숨기기 위해 비슷한 스타일의 인상주의 그림 40점을 선별하였습니다. 40점의 그림은 실험 결과의 더 넓은 일반화를 위해 10개의 사람이 그린 자화상, 10개의 사람이 그린 풍경화, 10개의 AI가 그린 자화상, 10개의 AI가 그린 풍경화로 구성하였습니다. 그림은 인상주의 화가인 몬드리안과 모네, 그리고 AI 아티스트인 Robbie Barrat과 AI 아티스트 그룹인 Obvious의 작품들로 이루어졌습니다.
본 실험의 목적은 프라이밍 효과에 따른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였습니다. 프라이밍 효과란 하나의 자극에 노출되는 것이 이후 자극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뜻합니다. 즉, 사람들이 어떤 그림을 인간이 그렸다고 의식하는지, AI가 그렸다고 의식하는지에 따라 그림을 평가하는 경향이 달라지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입니다. 피실험자들은 그림을 평가하기 위한 설문 전, 프라이밍 효과를 위한 설문 안내 문구를 제공받았습니다. 피실험자의 절반은 8개의 그림이 AI 아티스트에 의해 그려진 것이라고 안내받았고, 나머지 절반은 인간에 의해 그려진 것이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실험 그룹은 4그룹으로 나뉩니다. 실제로는 인간이 그린 그림을 인간이 그렸다고 안내받은 그룹, 인간이 그린 그림을 AI가 그렸다고 안내받은 그룹, 실제로는 AI가 그린 그림을 인간이 그렸다고 안내받은 그룹, AI가 그린 그림을 AI가 그렸다고 안내받은 그룹입니다.
피실험자들은 8개의 그림에 대해 호감도(Declared Liking), 미적 아름다움(Perceived Beauty), 새로움(Perceived Novelty), 의미성(Perceived Meaning) 총 4가지를 평가하였습니다. 실험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호감도, 미적 아름다움, 새로움, 의미성에 대한 평가 모두 그림을 그린 주체가 인간이라고 안내받았을 때가 AI라고 안내받았을 때보다 더 높았으며, 진짜 그림을 그린 주체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인공지능 창작물에 대한 편견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AI가 그린 그림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호감도, 미적 아름다움, 새로움, 의미성에 대해 인간이 그린 그림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아직은 AI로 생성된 예술작품에 대한 편견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이 그린 그림의 어떠한 측면들이 AI가 그린 그림보다 높은 평가를 받게끔 할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경향에 대한 이유로 내적 편견(intergroup bias)을 제시합니다. 내적 편견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해있는 집단을 속해있지 않은 집단보다 더 호의적으로 보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내적 편견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AI에 인간 친화적인 페르소나를 부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버추얼 휴먼을 제작하고 아티스트의 페르소나를 부여하거나, AI를 사용하여 예술작품을 만드는 예술가 자체를 AI보다 강조하며 작가성을 훨씬 더 드러낸다면 해당 창작물에 대한 평가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적 편견에 대한 가설은 맹점을 갖고 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창조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오히려 AI가 주체가 된다는 이유로 전체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수술, 주식과 같이 냉철하고 분석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AI를 더 믿음직스럽고 좋게 평가할 것입니다.
따라서 AI 창조 예술품에 대한 평가 절하는 내적 편견 외에도 아이러니하게 AI 프로덕트들의 즉시성과 편리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1년이 걸려 만든 예술작품을 전시관에서 보는 것과 AI가 3분 만에 만든 예술작품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 것은 확실히 전달되는 무게감이 다르죠.
그렇다면 그 무게감과 정성이 왜 느껴지지 않을까요? 바로, 대부분의 인공 창의성을 보조해주는 AI가 표현한 그림에서는 결과만 바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AI가 창조한 예술품이라고 하였을 때, 관중들은 AI를 활용한 예술가가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데이터를 넣고 정제한 과정은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 즉시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예술작품을 표현한 과정과 정성이 물리적인 작품보다 느껴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그 과정을 보여준다면 결과물에 대한 가치는 보다 더 높게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AI 창작 분야에서 필요한 HCI 관점에서의 개입은 아래 그림과 같이 예술품을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을 가상의 주체와 함께 강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아래 논문을 대신 읽어드렸어요. 여러분이 프로덕트 만드는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 Ragot, Martin, Nicolas Martin, and Salomé Cojean. “Ai-generated vs. human artworks. a perception bias towards artificial intelligence?.” Extended abstracts of the 2020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020.
📑 이번 논문의 주제가 흥미로우시다면?
컴패노이드 인스티튜트 페이퍼 클럽에서 진행하는 <생성 AI 시대> 클럽에서 더욱 깊은 탐구를 함께 해요!
<예술과 인공지능 : 예술과 과학에 대한 통합적 사고> 책의 Chapter 4에서 Computational Creativity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留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