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E&M 산업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인은 무엇일까?
이달초 하이브(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종합 미디어 기업 이타카 홀딩스를 1조716억원에 인수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해외 엔터테인먼트사를 이렇게 크게 인수한 경우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이타카 홀딩스는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 누구나 들어봄직한 아티스트를 보유한 세계적인 종합 미디어 기업이다.
보통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를 합쳐 E&M이라 불리는 산업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는 최대 경쟁력 요소는 크게 두가지를 꼽는다. 바로 콘텐츠와 파급력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지금도 통용되는 요소들 임에 분명하다.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과 같은 독창적인 장르의 콘텐츠와 유튜브 파급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가수가 된 것이 불과 수년전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아티스트의 대성공을 보며 조금은 달라진 성공 요소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 성공 요소에는 콘텐츠와 파급력이라는 두가지 기본적인 요소와 더불어 사용자를 끌어당기고, 그들을 참여시켜 팬으로 만들어내는 인터랙션이 관련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곧, E&M에서 가장 핵심 가치로 급부상하고 있는 사용자 경험(UX)의 영향력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인터랙션 UX에 주목해야 하는가?
그간 E&M 산업의 콘텐츠가 갖는 경쟁력을 평가할 때,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지탱하는 부분이 가장 컸다. 희소성을 드러내려면 사람 그 자체이든 특정 콘텐츠든 '새롭고 신선하다'는 무기가 중요하다. 아이돌을 비롯한 연예인들은 그간 새롭고 신선함을 가진 콘텐츠 그 자체로서 평가받아 왔는데, 동시에 재재, 슈카, 신사임당과 같은 일반인들을 새롭고 신선하다고 평가하게 됐다. 희소성의 가치가 연예인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로 확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기술 플랫폼의 속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과 같은 소위 기술 플랫폼 하에서 이 새롭고 신선한 무기를 가진 사람과 콘텐츠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희소성 가득한 사람들과 콘텐츠들 가운데 경쟁하는 상황에서, 새롭고 신선함을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한 것은 자명하다. 백종원과 같은 사람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하자마자 순식간에 엄청난 수의 팔로워를 끌어들이는 반면, 일반인이 채널을 개설해 1k, 10k 수준의 팔로워를 만들어내는 것은 희소성의 매력만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 희소성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새롭고 신선한 것 이외에 새로운 요소가 필요해졌다. 그것이 바로 인터랙션 UX이다. 인터넷을 포함한 기술 플랫폼이 강력한 평등을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사람의 전략에 따라서 매우 수직적인 구조로 작동됨을 우리는 앞서 언급한 백종원과 일반인의 차이에서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소셜 미디어와 같은 인터랙션 기술이 강화된 공간에서 사람 그 자체나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꾸준한 인터랙션을 시도함으로써 셀럽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이미 많이 보고 있다.
유일무이 하다는 점이 인터랙션을 통해 강하게 작용할수록 사람 혹은 콘텐츠의 가치가 크게 평가 되며, 해당 기술 플랫폼의 사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게 되었다. 무엇이든 노출할 수 있는 환경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면서, 유일무이한 사람이나 콘텐츠로서 각광 받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 인터랙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E&M 산업을 특정 연예인이나 셀럽이 아닌, 일반인까지 넓게 바라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연예인이 연예인들끼리, 셀럽이 셀럽들끼리 매력 경쟁하는 시대가 아니라 인터랙션을 통해 호감을 얻고 경쟁력을 획득하는 모든 사람, 콘텐츠 간의 산업적 가능성을 고민해볼 수 있는 시대이다. 그래서 새롭고 신선하다는 측면을 넘어 인터랙션을 위해 어떤 형태의 기술 플랫폼 하에서 인터랙션 전략을 수립할 것인가에 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랙션 UX가 엔터테인먼트의 미래 가치인 이유
사용자이자 팬으로서의 적극적인 참여를 필수적이라 여기는 Z세대들에게 지속적인 관계 형성과 유지를 위해서는 인터랙션에 관한 UX 설계가 필수적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단지 좋은 콘텐츠나 전략적인 확산만으로 매력을 부각하기가 어려워지는 이면에는 인터랙션을 하기 좋은 채널이 IT 기반의 플랫폼 하에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더 어린 세대일 수록 민감하게 작용한다.
인터랙션 UX를 설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수의 사용자들을 두루 포용할 수 있는 쉬운 방식의 인터랙션 기술을 사용하고 그들 스스로 확산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등 영상과 사진 같이 시각적인 맥락이 중요한 소셜 플랫폼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흥미거리와 관심사를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거나, 때론 반대로 기술에 철저히 의존해 자신의 선호도나 취향을 발견한다.
올해 상반기 들어 역주행한 브레이브걸스의 경우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결국 이 또한 사용자들이 브레이브걸스와 유사한 콘텐츠들, 그리고 사용자들 간의 인터랙션을 통해 누적된 데이터의 결과물이다. 앞서 언급한 BTS 역시 여러 플랫폼을 통해 인터랙션 빈도를 높이며 사용자들에게 팬심과 더불어 관계 형성을 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며 경쟁력을 키워냈다.
2017년도에 발간된 컨설팅 회사 PwC의 보고서에 따르면 E&M 산업의 미래에 핵심이 바로 UX 라며 '왕'이라는 비유를 곁들여 제안한 바 있다(User experience is king). 실제 E&M 산업의 선두 주자들은 팬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1회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인터랙션 UX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는 이미 2년 전부터 위버스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BTS를 비롯한 자사의 연예인과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사용자들과 인터랙션 할 수 있도록 UX를 만들어내고 있다. 새롭고 신선한 사람과 콘텐츠로 승부하던 E&M 산업이 기술을 만나 사용자들과 인터랙션하는 UX 기술을 어떻게 만들고 응용할 것인가에 대한 진정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테크엠(Tech M) 기고 시리즈 「장 의장의 UX 혁신」: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82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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