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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NFT와 사용자 경험

대체 불가능하다는 자산이 갖는 의미와 사용자 경험
NFT, 디지털 재화를 교환 가치로 만들어내는데 이정표 만들고 있어
디지털 재화가 교환 가치로써 의미를 갖기 위해선 고유성이 담보돼야
NFT화 된 재화들을 펼칠 또 다른 세계가 바로 올해 화두였던 메타버스
게임·미술품·보험·대출·부동산 등 NFT 활용법 다양하게 접근중

올해 상반기가 가히 메타버스 대란이었다면, 하반기는 단연 대체불가능한토큰(NFT)가 화두이다. 물론 대부분의 이슈몰이가 그렇듯 NFT 역시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에 관심을 둔 많은 이들에게 또 하나의 돈벌이 수단처럼 여겨지는 모양새다. 좋은 NFT를 빨리 선점해 나중에 되팔아 돈을 벌겠다는 생각들을 갖는게 일반인들이 NFT를 처음 접하면서 갖게 되는 환상이다.


관련해 한 예능에서 과거 스타크래프트 전성기를 이끈 프로게이머 기욤 패트리가 인도 친구 럭키에게 NFT를 소개하며 자신이 구매한 고릴라 그림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100만원 가량을 주고 구입한 이 그림은 24시간도 채 안돼 2.5배가 상승했다고 이야기 했는데, 현재 NFT를 기반으로 하는 거의 모든 프로젝트들이 이러한 자극적인 가치 배팅을 기대하는 차원에서 이슈가 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본래 NFT는 '크립토키티' 게임에서 디지털 가상 고양이(정확히는 고양이 이미지)를 사고 파는 것이 게임의 메인이 되면서 사람들에게 와닿는 개념이 됐다. 당연하게도 이 게임은 탈중앙화된 앱(dAPP, 디앱)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더리움 플랫폼 위에서 게임 속 가상의 고양이는 사용자들마다 고유 넘버를 가진 소유물로써 NFT로 만들어졌다. 쉽게 말해 게임 캐릭터이니 게임 환경에서 사고 파는데 있어 익숙한 사용자들은 기축통화인 이더리움(ETH)을 가지고 NFT를 사고 파는 거래 행위를 하게 된다.


이 케이스는 사용자가 NFT, 그리고 나아가 이더리움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어떻게 경험하게 될 때 이질감 없이 수용할 것인가를 잘 알려준다. 그렇다면 앞으로 NFT와 이더리움 기술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해줘야 하며, 어떤 형태로 사용자 경험 설계가 이루어질까?


디지털 물물교환에 고유성을 더하다


앞서 크립토키티 게임을 언급했지만, 사실 이전에도 우리는 가상환경이라 불리는 온라인에서 재화를 사는 행위에 대한 자연스럽고 신뢰 가능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사례는 누구나 추억하는 '싸이월드'다. 벌써 10년도 훨씬 더 된 서비스에서 블록체인도, 디앱도, 이더리움이나 NFT를 기반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사실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싸이월드에서는 도토리를 통해 모든 디지털 재화를 구매한다.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한 아이템을 구매할 때에도, 미니홈피에 배경 음악을 깔아놓기 위해서도, 스티커를 붙이거나 미니룸의 아이템을 구매하는 행위에서도 우리는 자신이 가진 도토리를 내어놓는 경험을 함으로써 디지털 물물교환의 경험을 했다.


여기서 정말 재미있는 것 중 하나는 플랫폼이든 결제든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가장 지양해야 하는 설계가 바로 경험적 뎁스의 과도한 세분화(over fragmentation of experiential depth)인데, 이것이 되려 사용자를 묶는 경험의 장치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도토리 구매 없이 그냥 결제하는 경험을 제공하면 훨씬 직관적이지만, 이를 결제의 경험이 아닌 교환 가치의 경험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도토리라는 컨셉을 적용했다.


이러한 경험은 디지털 재화를 구매하고 활용하는 방식에 관한 여러가지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일반적으로 디지털 재화는 교환 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왜냐하면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는 측면 때문에 그간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재화의 철학은 공유에 보다 초점을 맞춰왔다. 이것은 현 인터넷 기술의 발전과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현대 사회에 필요한 기술로서의 가치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더리움과 이를 기반으로 한 NFT는 디지털 재화를 교환 가치로 만들어내는데 이정표를 만들고 있다. 여전히 디지털 재화는 복제가 가능하지만 교환 가치로써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고유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는 단순히 저작권의 보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개념을 넘어 디지털 재화가 물리적 재화와 지위를 같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측면에서 시사점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NFT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듯, 대체 불가능성을 디지털 환경에서 담보해준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어떤 특정한 중앙 집중화 된 조직이나 환경이 아니라 탈중앙화 된 환경에서도 기술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은 디지털 재화가 물리적 재화를 대체해버릴 수 있게 했다.


실물 작품을 만든 작가가 경매를 통해 작품을 매각한 뒤, 이를 담은 NFT만 남겨둔 채 실물은 파괴해버리는 방식으로 유일무이한 원본을 남기는 방식이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그만큼 실물에 있어서도 원작 논란이 가끔 발생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재화가 고유성을 담보해준다면 그 어느 것보다 확실한 원작으로써의 가치를 디지털 재화에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NFT에 관한 사용자 경험의 핵심은 스토리텔링


아직 NFT가 일상에서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오는 형태는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유성이 보장된다는 잇점 때문에 현재는 주로 미술품 등 한정판일수록 가치가 올라갈 수 있는 재화들에 이 NFT가 적용돼 거래되고 있다.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대결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팔리기도 하고, 미국 프로농구(NBA)의 명장면이 NFT로 만들어지거나 심지어 가상 공간의 토지를 NFT로 만들어 거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형태로 거래되고 재물로써의 가치만을 이야기한다면 NFT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사용자들이 구매한 NFT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실제 NFT의 가치를 높이는데 중요할 것으로 본다. 미술품도 구매한 사람이 걸어서 보거나 전시를 할 수 있듯이, NFT 역시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서는 2차, 3차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예를 들어, 고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미술품들을 NFT화 한다면 우리는 오프라인 미술관이 아닌 어떤 특정 가상 미술관에서 NFT화 된 미술 전시를 볼 수 있게 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보게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NFT가 일상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해당 NFT가 활용되는 방식에 달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NFT가 버블이 아닌 디지털 재화로써의 특징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NFT화 된 재화들을 펼칠 또 다른 세계가 필요하다. 올해의 화두였던 메타버스가 바로 그것이다. 메타버스 환경을 구현하는 주체에 따라 해당 환경에 필요한 여러 디지털 재화들을 NFT로 만들게 되면, 해당 NFT들은 여러 메타버스 환경에서 두루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NBA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의 플레이 하이라이트가 담긴 NFT를 구매했다면, 이를 내가 갖고 있는 메타버스 속 집의 벽에 걸고 언제든지 들어가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NFT는 내가 살아가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내 방에 가면 볼 수 있는 디지털 액자로 받아들이고 경험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NFT의 스토리텔링이다. NFT가 어떤 맥락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용자 경험의 설계는 NFT의 거품 논란이라던가 투자 목적 이외에 가치로 평가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이 분야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핵심적인 요소일 것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메타버스를 필두로 다양한 환경에서 NFT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사용할 수 있는 객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NFT는 그 자체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구체적이고 세심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게임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최근 보험, 대출, 부동산 등 다양한 NFT의 활용법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미술품이 아닌 일상적 도구로써 NFT가 사용될 환경에 대한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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